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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화. "유튜브 조회수 대박 터뜨려라"는 기관장 vs "입찰 띄우기도 벅찬" 담당자

최종 수정일: 2025년 12월 27일

[팝스라인 Insight] 꺼진 화면을 켜라 왜 우리 기관의 최신 전시관은 1년 뒤 '멈춘 화면'이 되는가?

"김 주무관, 우리도 이런 거 못 만들어?"

월요일 아침 간부 회의, 혹은 군수님/시장님의 순시 현장. 담당 주무관님들이라면 한 번쯤 등줄기에 식은땀이 흐르는 이런 지시를 받아보셨을 겁니다.

"요즘 M

Z들은 그냥 보는 건 싫어한다며? 체험하는 걸 만들어야지!" "우리 시설도 인스타그램에서 '좋아요' 수만 개씩 터지는 핫플레이스로 만들어 봐." "옆 동네 출렁다리는 밤에 줄을 선다는데, 우리도 획기적인 콘텐츠 없나?"

기관장님의 말씀, 틀린 건 아닙니다. 유튜브와 숏폼(Short-form) 콘텐츠가 범람하는 시대, 국민들의 눈높이는 이미 4K 화질을 넘어 '나에게 반응하는 AI 콘텐츠' 수준으로 높아졌으니까요.

하지만, 그 지시를 받아 적는 담당자의 속마음은 시커멓게 타들어 갑니다.

'지사님... 그거 하려면 예산부터 기술 방식, 계약법까지 싹 다 뜯어고쳐야 하는데요... 지금 시스템으로는 불가능하다고요...'

행정의 시계 vs 트렌드의 시계

공공기관 담당자가 '감각'이 없어서 실패하는 걸까요? 아닙니다.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시차(Time Lag)'에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겪는 공공의 사업 프로세스를 되짚어 봅시다.

  • 기획 (올해 3월): "내년에 AI 실감미디어 도입하자!"

  • 예산 확보 (올해 10월): 의회 설득, 예산 심의 통과.

  • 발주 및 계약 (내년 3월): 일상 감사, 계약 심사, 조달 입찰 공고(40일), 유찰 후 재공고...

  • 구축 및 오픈 (내년 12월): 드디어 오픈!

문제는 여기서 발생합니다. 기획 단계에서 '최신 유행'이었던 기술은, 2년에 가까운 행정 절차를 거쳐 오픈하는 순간 이미 '2년 전의 낡은 기술'이 되어버립니다.

트렌드는 스포츠카를 타고 달리는데, 행정은 소 달구지를 타고 쫓아가는 격입니다. 관광객, 특히 유행에 민감한 젊은 층은 기가 막히게 압니다. "어? 이거 2년 전에 서울 팝업스토어에서 봤던 건데?"

전국 지자체에 널린 미스터리, '꺼진 화면(Black Screen)'

더 큰 비극은 오픈 '이후'에 시작됩니다.

수억, 수십억 원을 들여 멋진 LED 전광판과 프로젝터를 설치했습니다. 오픈식 때는 화려한 영상이 돌아가고 박수도 받았습니다. 그런데 딱 1년 뒤, 그 현장은 어떻게 변해 있을까요?

  • "점검 중" 종이가 붙어 있는 키오스크

  • 관광객이 지나가도 반응 없이 검은 화면만 보여주는(Black Screen) 디스플레이

  • 5년 전 제작된 홍보 영상만 무한 반복하는 지루한 공간

왜 이런 일이 벌어질까요? 애초에 '운영'을 고려하지 않은 '건설(Construction)' 방식으로 도입했기 때문입니다.

하드웨어 따로, 소프트웨어 따로 분리 발주를 하다 보니, 유지보수 계약을 맺을 근거가 없습니다. 콘텐츠를 업데이트하고 싶어도 "이미 납품 끝났는데 왜 예산을 또 쓰냐"는 재무 부서의 벽에 막힙니다.

결국 스마트폰(H/W)은 샀는데, 앱(S/W)을 업데이트할 수도, 새로 깔 수도 없는 '벽돌'이 되어버리는 것이죠.

💡 이제, 멈춰 있는 화면을 켤 시간입니다.

담당자님, 이건 여러분의 잘못이 아닙니다. '하드웨어 중심의 조달 구조'와 '콘텐츠의 특성을 무시한 분리 발주 관행'이라는 구조적인 문제입니다.

하지만 언제까지 구조 탓만 하며 기관장님의 질책을 듣고 있을 수는 없습니다. 이제는 발상을 전환해야 합니다.

  • '공사'가 아니라 '서비스'로 접근한다면?

  • 복잡한 입찰 없이 검증된 최신 기술을 '구독'하듯 도입할 수 있다면?

  • 하드웨어 관리가 아니라 '콘텐츠 기획'에만 집중할 수 있다면?

이 불가능해 보이는 미션을 해결할 열쇠가 있습니다. 다음 화에서는 이 꽉 막힌 현실을 뚫고, MZ세대가 열광하는 '진짜 실감'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것을 공공에 도입하는 새로운 방법에 대해 이야기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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